우리는 이미 지갑 속에 현금을 넣고 다니기보다 스마트폰이나 카드를 사용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입니다. 최근에는 나라의 돈을 발행하는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형태의 돈을 만드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가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숫자로만 존재하는 돈이 아니라, 국가가 가치를 보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진짜 돈입니다.
1. 민간 페이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우리가 쓰는 민간 결제 서비스는 해당 기업이 망하거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돈을 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CBDC는 국가(중앙은행)가 직접 발행하기 때문에 현금과 똑같은 신뢰도를 가집니다. 또한, 현재의 카드 결제는 여러 단계를 거쳐 상점 주인에게 돈이 전달되지만, CBDC를 이용하면 마치 현금을 직접 건네주는 것처럼 중간 과정 없이 즉시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2. 전 세계 국가의 90% 이상이 준비 중
현재 전 세계 많은 나라가 현금을 대신할 디지털 화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약 **94%**가 CBDC 연구나 시험 가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만들어 이미 수백만 명의 시민이 시장이나 상점에서 사용하도록 시험하고 있으며, 누적 거래액은 이미 **1조 위안(약 18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3. 우리 삶을 바꾸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돈'
CBDC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돈에 '조건'을 붙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복지 지원금을 줄 때 "특정 기간 내에 전통시장에서만 사용 가능"하도록 미리 설정해서 지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지원금이 엉뚱한 곳에 쓰이는 것을 막고, 정책의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로 돈을 보낼 때 지금은 며칠씩 걸리고 수수료도 많이 들지만, CBDC를 통하면 단 몇 초 만에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송금이 가능해집니다.
4. 사생활 보호와 보안이라는 숙제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모든 거래 기록이 중앙은행 서버에 남기 때문에 "내가 어디에 돈을 썼는지 국가가 다 아는 것 아니냐"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화폐인 만큼 해킹이나 시스템 마비에 대비한 강력한 보안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미래의 돈은 단순히 편리한 것을 넘어, 우리의 사생활을 지키면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참고 문헌
•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 III. CBDCs: an opportunity for the monetary system, BIS Annual Economic Report, (2023).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Virtual Handbook, (2024).
• Atlantic Council,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Tracker, (2024).